멕시코 북서부 산악지대에 살고 있는 원주민인 타라우마라 족의 원래 이름은 ‘라라무리’, 즉 달리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이들에겐 달리기가 삶의 한 부분이며 마을 대항 밤샘 달리기 경주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1990년대 폐타이어로 직접 만든 샌들을 신고 여러 국제 울트라 러닝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세상의 이목이 타라우마라 족에게 집중된다. 하지만 이들에게 달리기는 부와 명예의 수단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법을 배우는 학습의 장이다. 그래서 이들의 인기를 탐낸 대기업이나 정치인들의 욕망에 휘둘리지 않은 채, 옛 방식 그대로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 땔감을 구하고 주식인 옥수수를 키우며 살아간다. 물질적으로 부족하지만 전혀 부끄러움 없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이들이 주는 감동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