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면서 한적한 유머를 만들어내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개성이 잘 드러난 작품. 설정이나 이야기 구조는 평범하며 전형적이지만, 잔잔한 웃음과 함께 전해지는 울림은 만만치 않다. 도시의 루저였던 주인공 유키는 우연한 계기로 산림 연수생이 되고 오지로 발령을 받는다. 조금씩 ‘산 사나이’가 되어가는 유키. 무의미했던 그의 삶은 조금씩 달라진다. ‘나무’라는 자연과 ‘일’이라는 인간의 영역을 결합시킨 제목이 암시하듯, <우드잡>은 ‘조화’에 대한 영화다. 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나무는 돈벌이 이상의,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심어졌고 자신도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 할 존재다. 인간은 이러한 순환의 일부일 뿐, 결코 자연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소박한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앙상블이 일품. 힐링의 기운과 함께 기분 좋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