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타이가 지대로 들어가 말을 기르는 일을 하는 세르게이는 멀리 떨어진 마을에 가족을 두고는 있지만, 거의 유목민처럼 생활한다. 영하 70도를 밑도는 상상할 수 없는 추운 기후에서 생존을 위해 소박한 삶을 일구어내는 그의 모습은 마치 <북극의 나누크>의 주인공을 보듯 경외감을 만들어낸다. 1인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적절한 음악이 좋다. 특히 작품의 후반부는 공장식 축산으로 인해 특정 부분이 무시된 자연을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에게 다소 충격적이나, 온전히 자연의 순리를 따른 채 살아가는 인간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세진)

* 09.07 (토) / 10:30 /
 언양 극장 1 / 상영 전 해설 

눈보라가 몰아치고, 눈썹까지 하얗게 얼어버리는 타이가의 깊은 겨울 숲에는 말 사육사들의 거처가 있다. 세르게이는 야쿠트의 말 사육사로, 어린 시절부터 말과 숲을 좋아하여 도시로 떠난 형제들과 달리 숲에 남았다. 영하 71도에 이르는 한 겨울에는 말의 털에 얼음이 주렁주렁 달리기 때문에 사육사들은 말들이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털을 관리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일은 많지만 더디다. 이곳에서는 유급일꾼을 구하는 일이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도 이 혹독한 곳으로 오려 하지 않는다. 말 사육사들은 1년에 두 번 마을에서 물자를 나른다. 말은 그들의 생명줄이자 현금이다. 얼음이 녹고 봄이 오면 말들은 강을 건너 초지로 이동한다.

여름이 오면 사키리르 마을에는 말 사육사들에게 가장 큰 축제인 이세크 축제가 열린다. 사키리르 마을의 모든 주민이 즐기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경마경주. 세르게이의 말도 경마에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

여름에 레나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얼려 이듬해 봄 700킬로미터를 달려 가지러 오는 전혀 문명세계와 동떨어진 삶을 사는 세르게이의 삶은 여기에서 멈출 것인가. 그의 하나뿐인 아들은 도시로 떠났다. 그의 고민 또한 깊다. 순록마차를 타고 얼음 언 강을 건너고 눈길을 헤치는 타이가의 아름답고 야성적인 풍경에 눈을 뗄 수 없고, 세르게이의 진솔한 삶의 모습이 도시에 사는 당신은 진정한 삶을 살고 있는지 되묻는 영화. (관객리뷰단 - 박연미) 

24 Snow는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북극의 오로라를 보여 주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세르게이는 순록을 키워 뿔을 자르고 팔아 말을 사고 소금과 생필품을 사는 말 사육사이다. 타이가 숲에서 말타기를 하면서 자연을 사랑하고 부지런히 일을 하는 세르게이는 자신의 은퇴가 다가옴을 느껴 후계자를 찾으려고 하나 젊은이들은 도시로 나가려고 하여 쉽게 후계자를 구하지 못한다. 자신의 말들을 물려주고 싶어 하지만 영화의 대사처럼 자연에서 자란 아이들이 도시에 살길 원한다는 부분에서 아버지의 아쉬워하는 마음이 보인다. 황야에서는 최고이고 겨울 숲에서는 못할 것이 없는 세르게이도 집에 돌아오면 순수한 아버지가 되고 누나와의 소 젖짜기 부분에서는 서툴고 어눌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하 50도가 넘는 겨울 숲에서 24년 동안이나 눈을 치우면서 사는 세르게이는 말이 자신의 전 재산이고 가족은 사진으로만 보고 말들과 함께 있으면 자유를 느낀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며 세르게이가 말하는 진정한 “자유”를 사랑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관객리뷰단 - 정두영)

영하 50도 아래로 내려가는 얼음 땅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 영화는 한 평생을 말 사육사로 살아온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이런 추운 땅에서 펼쳐지는 삶의 한 자락을 보여준다. 물론 이 마을에도 문명은 전해지고 사람들은 말 사육사처럼 자연 속에서 힘들게 싸우기 보다는 도시에 나가 교육을 받고 좀 더 편하고 돈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택한 삶에 후회가 없는 말 사육사.

야생의 삶에 익숙한 그에게도 가족과 푹신한 침대가 기다리는 집이 있다. 그러나, 그리운 가족과 같이 있는 모습보다도 눈밭 한가운데에서 말과 순록과 함께 있는 것이 더 어울리고 편해 보인다. 비록 고독은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산다는 것에 어떻게 점을 찍어야할지 영화를 보며 잠시 생각해본다. 난 어디에 점을 찍을려나? 참! 제목이 왜 ‘24스노우’인지는 영화를 끝까지 보아야 알 수 있다. (관객리뷰단)

추운 겨울은 -60도 이하로 떨어져 얼음으로 물을 끓이고 문명의 자취는 낡은 라디오와 작은 발전기뿐 말을 돌보며 지내는 사육사 세르게이의 이야기이다. 말에도 각기 다른 이름을 지어주며 큰 일을 앞두고는 우리의 제사 의식과 비슷하게 조상에게 안위를 비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말 사육사라는 직업은 단순하게 말 떼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추운 날씨에 말을 관리하고 건초도 먹이고 자식처럼 돌보는 일이라 쉴 틈이 없다. 하지만 일 년에 한두 번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가서 집에다 고기와 생필품을 가져다주지만 정작 가족 간에는 낯설고 매번 떠나는 이방인과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사육사에 대한 투철한 직업의식과 애정이 많은 사람이다. 25년 동안 말을 키우고 말을 보살핌에 여념이 없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직업을 이을 사람도 없고 말을 도축하는 일 또한 숙명처럼 해야 하는 이중의 날과 같은 행동을 해야만 한다. 이제 세르게이는 고독이 자신을 압도한다고 한다. 자신도 도시 생활의 안정감과 푹신한 침대, 따뜻한 집이 좋지만 그래도 자신의 길은 사육사라고 생각하며 자연이 주는 이치에 감사해하고 겸손해한다. 24 스노우를 보면서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생각이 났다. 쉬운 길 두고 어려운 길 가는 사람이 어리석다고 판단하기보다는 그 길을 선택해서 가는 이의 깊은 뜻을 잘 생각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이다.  (관객리뷰단)

자유를 사랑하는 말 사육사, 겨울에 가족들을 두고 동료와 타이가 숲 깊숙이 들어가 말들과 함께 사는 삶. 문명은 라디오와 작은 발전기 뿐,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 그에게는 말이 곧 삶이고 존재 이유이다. 눈 속에서 말을 보살피고 말로 생존하는 사람. 혹독하고 품어주는 대 자연 속에서 생명의 법칙을 깨달으며 인간 조재를 넘어서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고 믿는다. “내가 살아온 삶에 어떤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내 삶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나는 말 생각만 해. 가족이 그리울 때 사진을 봐. 고독이 점점 나를 압도하고 있어. 어린 나를 부모님이 숲으로 데려오셨고, 나는 지금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어.” 화면 가득 흰 눈과 고독한 남자는 자연과 말에 기대어 살아간다. 대 자연의 품속에서 자유롭고 독립적인 그러나 기꺼이 고독을 선택한 삶을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보며 어느새 더위는 물러가고 시원해지다 못해 서늘하다.  (관객리뷰단)

 접하기 쉽지 않은 러시아 영화였다. 24 SNOW의 주인공 세르게이는 말 사육사이다. 그는 아주 추운 지방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말을 키우면서 순록을 기르고 겨울 유목 생활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그는 자녀들이 자신의 일을 과업으로 물려받기를 원하지만 자녀들은 대학을 다니면서 도시 생활을 하기를 원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경제 발전을 하면서 인구가 농어촌을 떠나 도시로 몰리는 현상과 흡사하다. 유목 생활을 하다가 돌아온 아빠에게 딸들이 “언제 다시가?”라는 대사는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샐러리맨 가장이 듣는 말이어서 왠지 가슴이 짠해지는 부분이었다.
 주인공은 자연을 사랑하고 쉬지 않고 일을 한다. 그는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자신의 일을 함께하고 물려줄 사람을 구하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영화는 극한직업이라 할 수 있는 말사육사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지구상에 사는 모든 나라에서 공통으로 겪고 있는 시대 흐름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소개 된 바가 있는 우수한 영화였으며 주인공 세르게이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영원한 슈퍼히어로였다.  (관객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