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항상 그렇진 않지만, 간혹 어떤 여행은 사람의 삶 자체를 뒤흔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영화는 무작정 떠난 여행이 한 사람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삶을 바꾸어버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원사로 일하는 주인공은 이미 엉망이 되어버린 가족관계에다 받아야 할 돈도 받지 못하게 되어 파산 지경에 놓여 있다. 답답한 상황을 도망치기라도 하듯 유일한 즐거움이었던 경비행기를 몰고 시작한 여행은 감히 그 결말을 예측하기 힘들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항공 샷의 풍경과 함께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진정한 힐링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김세진) 

독일 사람들에게 중년의 판타지가 있다면 이런 것일까? 
그 고장에서만 나는 잔디처럼 아버지의 묘목장과 조경 일을 이어받아 우직하게 운영해온 쇼르슈의 꿈은 항공기 파일럿이었다. 중년이 된 주인공이 입찰 받아 완성한 탁 트인 골프장 위에서 현실이 죄어들어올 때 그는 북극광 아래로 비행을 꿈꾸게 된다. 

영화는 독일 남부 뮌헨 근처에서 뒤셀도르프로, 쥘트의 휴양지와 브란덴부르크의 버려진 활주로까지 독일 곳곳의 색다른 하늘과 장소를 프레임 뒤에 펼쳐 놓는다. 그와 함께 쇼르슈의 일탈에는 전형적이거나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앞으로 나서는데 마치 동화에서 나올만한 모험과 배낭여행이 갖는 로망을 반반씩 섞어놓은 모양이다.
하지만 지루하고 어긋나던 가족관계부터 숨겨진 출생의 비밀까지, 젊은 사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자유여행을 떠난 주인공에게 얽혀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과연 대책 없는 ‘욜로(YOLO)’여행을 떠난 위기의 중년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대게 한번 이륙한 비행기는 다른 장소에 착륙하는 법이다. (관객리뷰단 - 정우철)

어쩌다 우연처럼 충동적으로 떠나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과 나누는 이야기들을 통해 주인공이 스스로의 지난 날을 되돌아보며 조금씩 변화되는 과정을 영화에 담고 있다.

가업으로 물려받아 다른 수 없이 묘목장을 운영하는 주인공과 미술을 공부하고 싶어 하지만 가족의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예술가의 딸이 나오는데, 그 두 사람의 묘한 대조가 인상 깊었다.

두 사람의 연결고리는 다름 아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을 가졌다는 것!
버려진 땅을 가꾸어 꽃을 피우고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을 아버지의 삶과 아직 세상에 일어나지 않은, 혹은 나 혼자만의 아이디어를 소리나 조형, 언어, 장면 등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딸의 모습을 끝내 진심으로 응원하며 지지해주는 화해의 장면은 왠지 모르게 뭉클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 이틀 정도 여운이 남았다.
낯선 곳에 혼자 여행가서 먹었던 첫번째 아침식사, 지도로 하나하나 체크하며 배낭 하나 메고 자전거를 타던 기억, 예상치 못한 멋진 풍경들을 바라보며 뭉클했던 과거의 나를 다시 만났다.
영화 주인공이 머물던 곳과 여정의 최종 목적지로 정했던 그 곳을 언젠가 나도 가보고 싶어졌다.
푸르른 들판과 하늘과 호수, 남부 독일의 풍경을 만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관객리뷰단 - 최경진) 

노년기에 사춘기가 온 듯한 쇼르슈의 이야기로 청소년기의 사춘기와는 다른 색깔의 방황을 보여준다. 성인으로서, 그리고 성인이기에 생길 수 있는 문제점으로 인해 가출을 하게 된다. 빚으로 인해 묘목장과 비행기가 경매에 넘어갈 뻔했지만 방황을 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확실히 깨닫게 되어 돌아가 가족들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나이와 관계없이 사람은 언제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복잡한 문제일수록 간단히 생각해보면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다. 다큐멘터리지만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코믹 요소가 적절히 있는 구성이 좋은 영화이다.  (관객리뷰단 - 권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