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카는 티베트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해져 간다. 그런 그녀 앞에 티베트 독립운동 활동가 걋쵸가 나타난다. 돌카는 걋초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히말라야를 넘던 어릴 적 기억이 이 낯선 남자가 곰보라 말하기 때문이다. 이 남자의 주변을 맴돌면서 돌카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깨닫게 되고, 마침내 그녀의 기억의 조각은 걋초-곰보의 그것과 더해지면서 완전한 것이 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과 그것에 대한 저항을 이야기하는 <레퀴엠>은, 이해를 위한 최소한의 상상력을 필요로 하지만 끝을 알 수 없는 성찰로 우리를 이끈다. (산까치)

* 09.08 (일) / 10:30 / 언양 극장 1 / 상영 후 해설  

설산을 힘겹게 올라가는 4명의 남자와 업혀가는 여자 아이. 갑작스런 총성에 앞서가는 사람이 쓰러진다. 시작부터 긴장감이 감돈다.

이 영화는 아버지가 딸의 장래를 위해 목숨 걸고 티베트를 탈출하여 인도로 넘어가는 과정을 어여쁜 처녀로 성장한 주인공(돌카)이 망명자로 살아가면서 겪는 모습을 보여준다.

설산에서 길안내자를 잃고 새로운 안내자를 만나는 과정과 혹독한 설원에서의 고통과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중국군의 총격 공포를 감수하면서 탈출하는 과정을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 성장영화이자 휴먼 다큐 같은 영화다.

탈출 후 긴 세월이 흘러 망명국에서 성장하여 즐겁게 살아가는 소녀 돌카! 가끔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조국의 암울한 상황에 귀기울이다 어느날 봉사 활동중에 옛날 길안내자를 보고 미행하며 그의 면면을 엿보게 된다. 망명자들에게 조국의 독립운동을 촉구하는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과거의 길안내자와 자기만 살겠다고 중국 앞잡이 노릇하며 방해하고 테러를 가하는 이전 동료들, 영화 내내 과거와 현재를 오버랩하며 매순간마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숨져가는 독립운동가를 위한 진혼곡은 암울한 티벳의 현실인 것 같아 더 가슴 아프다.  (관객리뷰단 - 박덕희)

리투 사린, 텐징 소남 감독의 2019년 작 ‘레퀴엠“은 설원을 힘겹게 오르는 이들 사이로 울리는 한 발의 총성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그들이 살아가게 될 힘겨운 삶의 여정, 그리고 티베트인들의 현실적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돌카’는 인도에서 살고 있는 티베트인으로 ‘도지’ 등의 친구들과 ‘Free Tibet’ 운동을 하며 생활하는데, 그녀가 아버지의 등에 업혀 험난한 산악지대를 넘어 인도로 넘어오기까지 겪는 여정이 시종 플레시백되면서 그녀의 아픔과 티베트의 현주소를 연결시켜 서사를 전개시킨다.
친구들과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긴 채 환하게 웃으며 댄스연습을 하는 돌카의 모습과 미스테리한 인물 ‘가초’ 등장 이후 돌카의 얼굴에 드리운 심연 사이의 간극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트럭에 몸을 싣고 떠날 때의 어린 돌카와 아빠의 시선을 담은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오롯이 이해하는 초석이 되리라 생각한다.  (관객리뷰단)

중국 남서쪽에 히말라야 비롯 거대한 산맥에 에워싸인, 해발 4천~5천의 높은 지대로 세계의 지붕이라 일컫는 티베트 고원에는 장족들이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독립을 꿈꾸며 사는 불교 중심의 나라 티베트가 있다.

고대 토번의 후예로 티베트인들은 독자적인 문자와 라마 불교를 중심으로 고유한 문화를 지녔다. 1750년 후 청의 지배를 받아오다가 1912년 청이 무너진 뒤 독립을 선언했으나 중국을 통일한 공산당 정부가 군대를 보낸다. 9년 후 수도 라싸에서 봉기해 독립을 선언했지만 잔인하게 진압당하고 종교 지도자겸 정치 지도자인 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는 인도로 피신해 망명정부를 수립한다.오늘날 티베트는 중국에서 시짱 자치구로 불린다.그러나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인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영화는,주인공 ‘돌카’가 나라가 독립을 잃은 상황에서 엄마와 어린 여동생을 두고어린 나이에 젊은 아버지를 따라 혹독한 겨울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망명을 하던 중에 우연히 만난 가이드 곰포씨(인도에서 망명정부를 꾸린 지도자 갸초)를, 20대가 돼 북쪽 데일리에서 친구 도지의 소개로 갸초를 만나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과거이야기와 현재 이야기가 나란히 엇갈리면서 나란히 펼쳐진다. 그 망명길에서 아버지를 잃고 고아가 된 어린 돌카가 그동안 어떻게 인도에서 지내왔는지는 아주 많은 부분은 생략된 채, 단지 지금은 대학을 돌아가기 위해 방 한 칸을 친구 소남과 같이 쓰면서 미장원에서 피부미용을 하는 직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고향의 많은 소식은 겨우겨우 연결되는 핸드폰 통화를 간간히 나눌 수 있을 뿐이고, 마음 속에는 엄마와 동생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한 채로 망명지 인도에서 조국의 젊은이들과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망명하던 그 길에서 함께 길을 걷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국군이 쏜 총탄에 죽고 아버지마저 쓰러지고 혼자 남겨진 돌카를 곰포씨가 업어 도망가는 모습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그렇게 숱한 사람들은 살려고 고국을 떠났지만 목적지에 도작하기도 눈쌓인 길 위에 생을 마감했던 것이다.그래서 제목이 레퀴엠(죽은 이를 위로하는 노래,진혼곡)이리라.

이 영화를 보면,일제 강점기 때 조국의 독립을 위해 고향을 떠나 갖은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그 수많은 우리 겨레 동포들의 일상이 어떠 했을 지 조금은 짐작하게 해준다. 그럼에도 너무 많은 이야기가 생략돼 있어 아쉽고 안타까웠다. (관객리뷰단) 

레퀴엠은 라틴어로 “안식”이라는 뜻이라네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음악 또는 죽음을 애도 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이 영화 레퀴엠은 티벳을 독립을 위해 죽은 사람들을 애도한다. 또는 중국공산당으로부터 티벳의 정치적 압박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죽은 사람들에 대한 안식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돌카라는 여주인공이 티벳에서 탈출하여 인도까지 오는 고난의 과정과 인도에서의 현재의 삶이 교차되어 오버랩되는 형태로 영화는 진행된다. 티벳의 정신을 지키려는 사람들, 티벳의 독립을 위한 투쟁을 소재로 하는 내용의 영화인데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희생하면서까지 투쟁했던 아픈 역사가 떠올라 공감이 많이 되는 영화였고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 찡한 가족애와 민족애, 이 둘사이의 갈등, 그리고 용서와 화해하는 과정이 감동으로 다가온 영화인 것 같다.  (관객리뷰단)

영화는 눈밭을 걸어오는 행렬에서 총상을 입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주인공 돌카는 인도에서 살고 있는 젊은 여성이다. 그녀의 친구 도지는 티벳 독립운동가를 돕게 되고 그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돌카는 어렸을 때 기억을 떠올린다. 돌카와 아버지는 티벳을 벗어나기 위해서 가이드를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이 곰보고 지금의 티벳 독립운동가이다. 가이드를 하다가 도망치는 바람에 중국군에게 아버지가 총을 맞고 쓰러져서 돌아가신다. 그래서 복수심이 차 오르고 어찌할바를 모른다. 그런데 지금 티벳을 위해서 헌신하는 독립운동가라는 것에 의심을 하게 되고 지켜보게 된다. 그런 곰보에게 중국군이 스파이 활동을 하라고 하게 되고 곰보는 갈등을 하다가 돌카의 존재를 알게 된다. 곰보는 과거의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과를 하고 다시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도망친다. 그리고 위험에 빠지게 된 곰보를 돕기위해서 돌카가 찾아간다. 하지만 이미 곰보는 피를 흘리면서 쓰러져있다. 죽은 사람을 위한 진혼곡 레퀴엠..죽음이 훨씬 평안할 수 있다는 생각이들었다. 티벳의 역사적 상황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영화라서 맘이 아팠다.  (관객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