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하는 태양 아래 푸른 바다와 야자수를 배경으로 전통 악기로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는 아이티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그리고 프랑스인 동굴 탐험가의 지휘 아래 동굴 탐험 가이드 양성 프로젝트에 참가한 아이티 청년들이 열정적으로 동굴 속을 누빈다. 영화는 아이티의 신비로운 동굴 탐험이란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은 나라 전체를 초토화할 정도의 강력한 허리케인이 닥쳤던 힘든 상황조차 밝고 빠른 템포의 노래로 만들어 부를 수 있는 삶의 여유와 지혜를 갖춘 아이티의 강한 민족성과 풍요로운 문화에 닿아있다. (최선희)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 아이티와 함께 떠오르는 단어는 지진, 허리케인, 가난이다. 죽음과 폐허를 떠올리게 하는 이런 단어들과 달리 영화는 경쾌한 리듬의 부두교 음악으로 시작한다. 부부젤라와 같은 악기와 어우러진 북소리는 심장 박동과 같이 울리며 죽음이 아니라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듯했다. 2016년 10월 허리케인 매튜가 아이티를 휩쓸고 지나간 뒤 우린 연일 뉴스에서 보여주는 참혹한 현장을 통해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그들이 다시 설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2017년 1월의 아이티는 새싹이 돋고, 아보카도가 자라고, 사람들이 웃으며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고 했다. 그들은 희망을 얘기했다. 2017년부터 아이티 정부는 동굴탐험이라는 관광자원을 개발하는데 힘쓰고 있다. 전문가들을 길러내고, 자원을 개발하며 더 이상 아이티가 죽음의 땅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다. 동굴의 종유석을 타고 내려와 떨어져 바위에 부딪히는 물방울 소리, 크고 작은 석순이 내는 다양한 음계, 벌레 소리, 부두교 음악 소리는 희망의 소리였다. 그리고 그곳엔 자신들이 가진 자연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젊은이들이 있었다. 아이티는 신비스러운 나라이다.  (관객리뷰단)